신사 [콘피에르]
디너 8코스 59,000
강남구 도산대로49길
매일 12:00~22:00 / 브레이크타임 14:30~18:00
식재료 변경 불가
050-71373-0827 (연결 X)
캐치테이블 예약
블로그 이웃님 글을 보고 굉장히 기대가 되어서 콘피에르에 다녀왔다. 예약은 전 주에 해도 시간대가 널널했고, 마침 캐치테이블에서 추석 이벤트로 캐비어+트러플 추가코스를 20퍼센트 할인해줘서 사이드까지 다 즐기고 왔다 !
새롭지만 익숙하게, 익숙하지만 새롭게
콘피에르는 국산 제철 식재료를 독창적인 미식 문화로 재해석하여 요리를 내놓는 업장이다. 방문 전 인스타그램을 탐방할 때도 각각의 식재료를 어떤 방식으로 조리하였는지, 또 어떤 면을 즐기면 좋을지 세세하게 적어두어서 더 기대가 됐다. 아마 파인다이닝에서는 흔치 않게 코스요리에 대한 팜플렛을 제공하던데, 나같이 알고 먹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아마 파인다이닝에서는 흔치 않게 코스요리에 대한 팜플렛을 제공하던데, 나같이 알고 먹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다. 특히나 콘피에르는 음악소리가 작은 편도 아니었으며 전체 좌석이 주방을 둘러싼 바테이블 형태로 이루어져 있기에 꽤나 시끄러웠는데, 쉐프님이 서빙하며 말해주시는 것들이 제대로 듣기 힘들었기에 이 팜플렛이 더욱 맘에 들었다. 식재료, 조리법, 식사법까지 상당히 섬세한 설명이 적혀있다 :)
#고구마 / 사과 폼과 겔
#오리 리예뜨 춘권
#새우 타르타르
커트러리가 전체적으로 어두운 가게 분위기와 어울리는 블랙&골드 계열이라 접시도 기대했는데, 갑자기 우드트레이가 나와버렸다...! 거의 유일하게 이 업장에 스며들지 못하는 디시였던 것 같다 ㅠㅠ 제철 고구마는 폼으로 만들고, 사과는 겔로 만들어 향긋한 허브 부각 위에 올렸다. 바질, 허브오일이 들어가다 보니 향이 상당히 강해서 고구마를 폼으로 만든 독특한 시도를 제대로 느낄 수 없어서 아쉬웠다. 춘권은 바삭했지만 양이 적어서 맛을 제대로 느끼진 못했고 오리와 배추의 식감만 즐겼다. 케이엔페퍼는 예전 파스타 만들 때 썼던 재료라 향이 상당히 강한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춘권의 튀김 맛이 워낙에 강해서 시즈닝과 잘 어우러졌다.
하나 콘피에르에게 굉장히 아쉬운건 특정 음식에 대한 알러지가 있다 하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메뉴가 없다. 예약 시 요청사항을 들어줄 수 없다고 명시되어있었지만 '설마 새우가 나오겠어..' 하는 멍청한 생각으로 그냥 방문했다가 첫 아뮤즈부쉬에서 그것도 내 천적 흰다리새우를 만나버렸다 ㅠㅠ 껍질 없으니까 괜찮겠지 했는데 웬걸, 진짜 얼마나 싱싱했으면 먹자마자 바로 반응이 왔다...! 싸구려 새우나 신선하지 않은 새우를 먹으면 멀쩡한데 콘피에르 진짜 좋은 새우 쓰나보다 ㅠㅠ ㅋㅋㅋㅋㅋㅋ 쓰러질까 두려움에 벌벌떨다 먹어서 맛은 잘 못느꼈지만 위에 올라간 폼이 정말 부드럽고 새우와 어울리는 상큼함이었다. 앞의 폼보다는 크림 질감과 가깝다!
#게우소스 전복찜
네 번째 아뮤즈부쉬 전복찜! 전복은 내장을 싹 빼고 살점만 구워냈고 그 내장으로 만든 게우소스가 깔려있다. 위는 대파를 얇게 썰어 바삭하게 굽거나 튀긴 모양이던데 파에서 가쓰오부시 향을 맡았다...! 파가 맵지 않고 이런 고소한 향내를 낼 수 있다는게 너무 놀라웠다. 가운데는 얇은 연근과 부드럽게 쪄낸 무,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층마다 한 입에 넣으니 성질이 같지도 않은 재료들이 입에서 참 잘 어울렸다 :D 이런 곳에서 식사하면 참 당연한거지만 전복도 새우도, 너무 신선하다. 죽어서 비린 맛이 나는거지 신선한 해산물은 전혀 비리지 않다는게 정말 정답이다!
고등어초절임은 예전 쿠시토쿡에서 처음 먹어봤었는데, 그때는 초절임에 숨 죽인 양파에 타르타르 소스를 얹어먹었는데 요긴 짭짤한 유자식초와 빵가루를 얹어냈다. 콘피에르는 김을 굉장히 좋아하는 모양인데 저 가만건 김 오일이다. 짠 재료에 짠 소스에 짠 토핑이지만 목이버섯 피클을 한 조각씩 올려먹으니 전혀 짜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날 식사 중 제일 내 취향이었다 ♡ 맛있으니깐 빵가루가 금가루처럼 느껴지는 마법...
가운데 알은 캐비어인데, 저 쪼만한 양 추가가 +15,000인가 그랬다. 먹어본 적 없어서 걍 한건데 역시나 비리고 별로였다...^^ 예전에 푸아그라도 추가해봤는데 먹다가 비위상했는데 캐비어에서 짜고 비린 물이 톡톡 터져나오니까 다시 비위상해서 친구 줘버렸다 ㅠㅠ 점점 다이닝에서 거금 주고 내 입맛을 알아간다..
단호박, 표고버섯, 견과류, 페타치즈, 트러플, 트러플 오일이 들어간 어쩌구저쩌구모듬찜!!! 사실 쪄낸 재료는 하나도 없고 다 굽거나 마리네이드 한 건데 단호박과 버섯이 너무너무 부드러워서 내 맘대로 찜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ㅎ 윗쪽 단호박은 좀 딱딱하길래 아쉬웠는데 밑쪽 단호박은 잘 절여졌는지 세상 부드러웠다. 써드팬 한 통씩 미리 조리해놓고 스쿱으로 뜨시던데 조리 과정에서 막 일관되게 구워진건 아닌듯..
트러플은 향이 적다던데 진짜 그랬다! 우리가 먹는 트러플오일은 엄청 농축된 합상 향이 일부 들어있다고.. 확실히 자연 트러플 향은 거부감 없이 향긋한 정도라 트러플 싫어하는 사람도 요건 좋아할 것 같다. 그렇지만 난 트러플성애자니깐 오일에 첨벙첨벙 적셔먹었다..
아뮤즈부쉬를 네 개나 줄 때 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여기 진짜 가성비 킹이다; 딴건 모르겠고 이거 양이 진짜 너무 많아서 다음 코스부터 배불렀다 ㅠㅠ 그릇이 저따만해서 손톱만큼 주는 것 같지만 그릇이 와방 크고 음식도 옴팡지게 쌓아올려서 적어보이는거다 !!!
#프레골라 파스타
같이 간 동생이 '이거 파스타면이에요...' 하기 전까지 난 이걸 리조또라고 생각했다 (?) 대체 저게 어떻게 면이지??? 프레골라 라는 동그란 면이라구 한다... 프레골라랑 현미를 김소스에 잘 볶아내서 아롱사태를 얹고 국화+버터 소스에 묻혀 한 입에 먹는다. 아롱사태는 사실 잘 모르는 부위기도 하고 어떤 맛에 먹는지 잘 모르겠다.. 설렁탕 위에 올라간 고기 맛인데 더 두꺼워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여기서도 김 파우더랑 페스토가 쓰이는데 국화를 먹어본 적은 없어서 국화 맛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부드럽고 녹녹했던 소스 위에 짭짤한 김 맛이 잘 어우러졌다.
오픈키친이라 계속 쳐다보다가 핫 라인에서 뭔가를 계속 웍질하면서 볶아내시길래 당연히 파스타인줄 알았는데 동그란 알갱이었을줄이야 ㅋㅋㅋ 현미는 양념이 잘 베어들어 페스토 맛이 진했고, 프레골라는 탱글한 식감을 지니고 있어서 둘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수비드 삼겹살
메인은 기본 삼겹살, 추가금을 내고 오리 가슴살이나 우대 갈비로 변경이 가능했는데 콘피에르의 모토처럼 뻔한 식재료를 독특하게 조리하는 걸 보고싶어서 기본으로 선택했다. 정말 대중적인 재료인 옥수수, 삼겹살, 알배추를 가지고 이렇게 정갈한 한 그릇을 내놓는게 참 대단했다! 맛은 말해뭐해
적당한 크기로 삼겹살을 썰어서 옥수수 퓨레를 얹고 알배추와 대파+소스를 올려 한 입에 넣는다. 여러가지 재료를 씹어넘겼지만 각각의 성격이 너무 세서 하나하나 잘 느껴졌고, 그들이 또 잘 섞였다. 수비드한 삼겹살은 5분의 1 정도가 생 비계라 못 먹은게 아쉬웠지만 아무리 두껍게 썰었을지라도 부드럽게 씹혔을만큼 탱글탱글하고 육즙 흐를듯이 부드러웠다.
아마 튀긴 옥수수에 구운 옥수수?를 섞어 퓨레를 만들었다는 것 같은데 와... 옥수수가 이런 맛이었나 싶을 정도로 톡톡 튀는 식감은 살아있으면서도 달짝지근하기도, 또 따듯하기도 해서 삼겹살이랑 쌈장 저리가라 할 정도로 서양식으로 진짜 잘 어울렸다. 배추는 삼겹살을 잘 썰면 하나씩 얹어먹을 수 있는 개수로 나왔는데, 요런 것도 잘 계산해서 내주신 것 같아 좋았다. 제철을 맞아 단맛이 확 올라온 파채를 좀 달게 졸여진 간장소스에 버무려 얹어먹으니 ㅠㅠ 하 진짜 대박ㄱ...
고기야 수비드니까 부드러울거 알고 먹었는데 나머지 사이드가 어쩜 메인에 안 뒤지고 저마다 개성 뽐내면서 너무 맛있는 한 쌍이었다! 다만 다른 리뷰에도 보니까 삼겹에 비계가 너무 많다던데 난 비계를 못 먹어서 그건 좀 싫었다 ...
#귤 소르베
귤로 만든 소르베, 시가렛쿠키, 피스타치오 캐러멜소스, 말차&카카오 파우더가 뿌려진다. 랑그드샤는 사실 축축하게 젖으면 텁텁한 맛이 나는데, 게다가 초코 향이 나는 시가렛쿠키라 소르베랑 크림이 녹으니까 서로 엉겨붙어서 혀에 끈적하게 남아버렸다. 쿠키를 먼저 먹고 크림이랑 소르베를 먹어야할듯...ㅎ 알록달록하니 보는 재미는 있었다 !
저번 여름 시즌에는 클렌저가 있었던 모양인데 이번 가을 메뉴에는 요상하게도 클렌저가 없었다. 이렇게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해서 다양한 맛을 내는데, 물로만 입을 헹구려니 한계가 있더라고... 클렌저 없는 점은 먹으면서도 계속 아쉬웠다. 와인을 시키자니 배가 찰거같고 ;; 또 예전 무오키에서도 잔에서 물 비린내가 너무 심해서 불편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콘피에르에서도 물 비린내가 너무 심하게 났다 ; 잔을 교체받았는데 그건 그나마 나았으나 여기서도... 정말 뽀득뽀득 수돗물로라도 내가 한 번 씻고싶었다 ㅋㅋ
아무튼 어디셔널까지 풀 코스인데 이 정도 가성비로 두 시간동안 풍족한 식사를 할 수 있는건 진짜 가성비 최고인 것 같다! 프렌치 코스일지라고는 하는데 국내산 제철 재료를 이용해서 한국식 조리법으로 이정도 완성도의 요리를 내놓는건 거의 한식 아닌가?ㅎㅅㅎ 싶을 정도로 맛있게, 재밌게 식사했다! 다른 다이닝은 다음 시즌에 가봐야지, 싶은 생각은 잘 들지 않았는데 콘피에르는 계절별로 한 번씩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D
오늘의 맛 탐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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